♧ 솔나리를 찾아 이만봉에 오르다! (2018. 07. 14.)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이만봉에서

































































◈ 이만봉 솔나리를 찾아서!
야생화 매니아들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솔나리 자생지 이만봉,
그러나 인터넷에서 경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오르기 힘든 산이라고들 한다. 올해는 솔나리에 눈이 뿅가서 지난주 군자산 촬영에 이어, 이번 주는 두번째 솔나리를 만나기 위해 이만봉을 찾았다.
등산로 검색하여 도막 마을에서 출발하기로 하였다. 그 아래 저수지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거리가 짧은 편이란다. 어느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만봉 출사는 막상 백두대간 갈림길 능선에 오르고 나면 이미 힘이 다 빠져 촬영할 기운조차 나지 않는 곳이란다. 일주일 내내 이만봉 솔나리 탐방에 심취되어 있던 차 이른 새벽 이만봉을 찾았다.
일단 분지리 도막 마을 조금 지나 도로가 주차공간에 차를 주차한 후 도막 삼거리 이만봉 3.1km 표시가 있는 곳까지 약 500m 정도 다시 내려와서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지점 안내판은 뚜렷하나 불과 몇 백미터만 전진하면 그 이후 안내길은 불명확 하다. 인터넷에서 어느 친절한 분이 세 갈래길(도막 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이동통신사 안테나 옆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고 하였기에 나도 그 안내에 따라 독립가옥 끝 부분까지 올라가서 좌측 개망초 있는 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몇 사람 겨우 지나간 흔적들이 보였다. 경험담을 말해 주신 그 분의 친절함에 감사의 예를 표한다.
무조건 능선 쪽으로 붙어라기에 등산 안내 리본이 있는 능선쪽으로 올라갔다. 능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왼쪽 개울가 쪽으로 난 희미한 소로와, 오른쪽 능선쪽으로도 난 희미한 소로가 양분되어 헷갈리기는 했지만... 나중에 합쳐지려나?, 아니면 영영 갈림길이 되려나?, 한참 고민하다 무조건 능선쪽을 향했다.
가파른 언덕길, 희미한 등산로, 그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 본다. 한참 오르다보니 벌써 숨이 가빠지고 온 몸에 땀이 범벅이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갈증을 못이겨 연신 물을 마셔댄다. 혹시나 하여 오늘 작은 물병 세 개를 준비해 왔는데 모자라지는 않을 지 걱정이다???..... 이만봉 정상에는 언제쯤 도달하려나?? 기약이 없고... 계속되는 갈증에 물 한병을 다비우고 나서야 물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비탈진 언덕길을 처다보며 앞만 보고 계속 올라간다. 혹시 야생화라도 있으면 피곤함을 잠시 돌릴 수 있을텐데 ..... 사방을 두리번거려 봐도, 7부 능선 부근까지는 야생화라고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가다 쉬고, 또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좌측 건너편 산세를 보니 어느덧 상당한 높이까지는 올라온 느낌이 든다.
그때서야 뒤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평평한 돌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니 남녀 두 사람이 올라와 나를 앞지른다. 부부는 아닌 듯 하고 동호인으로서 야생화 촬영하러 왔거나? 아니면 함께 등산온 동행인 듯하다.
나는 지친 몸으로 다시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뚜벅 뚜벅 한 걸음, 또 한걸음, 올라 가다보니 어느덧 9부 능선쯤 다다른 것 같은데, 그때 우측길에서 또 한쌍의 부부가 올라왔다. 반가움에 어느길로 올라왔느냐고 물으니, 분지저수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 여기가 분지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맞닿는 곳이구나 생각을 했다.
그 후 완만한 길을 따라 조금 오르고 또 오르니 비로소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이 나왔고,(이만봉 1.8km 갈림길 지점) 여기서 좌회전하여 이만봉을 향하니 그 다음부터는 여기 저기 야생화가 보여서 크게 힘들지 않게 이만봉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일월비비추, 하늘말나리, 산수국, 원추리 등도 눈에 띄었고, 좀 더 올라가니 솔나리가 한 송이 보였다.
이만봉에서 처음 맞이하는 솔나리였다. 개화 시기가 좀 늦은 감이 있어 약간 시들은 모습이었다. 다시 산수국, 일월비비추, 당귀인지? 구릿대 인지 사람 키보다도 더 큰 놈이 등산로 옆에 뚝 서 있었고, 좀 더 가니 병조희풀도 보였다.
지난 해 매월대 폭포에 갔을 때 빗속에서 정명도 모른 채 병조희풀을 한 컷밖에 촬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오늘은 흔들리지 않게 좌우를 왔다갔다 반복하며 한참 촬영에 임하였다.
좀 더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어느 바위가 있는 지점으로 내려가니 바위 아래쪽에서 카메라를 들고 올라오는 분이 있었다. 아랫쪽에 뭐 좋은 꽃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 분 왈, 이 바위에 붙어 있는 병아리 난초를 촬영하고 올라오는 것이란다. 하여 나도 바위 위의 솔나리를 얼른 찍고 난후, 바위 아래쪽에 자생하는 병아리 난초와 솔나리를 마음 껏 촬영하였다.
그 이후 이만봉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솔나리, 어느덧 용바위가 있는 곳까지 왔다. 인터넷 상에서 용바위 부근에 야생화가 많다고 읽었는데, 바위 위에는 3팀이 식사를 하고 있어서 나는 곁눈질로 두리번 살펴보았지만 솔나리 한 송이 외에는 별다른 야생화를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귀가 후 나 중에 인터넷을 다시 조회해 보니 그 주변에 '나나벌이난초'가 자생한단다. 이미 놓친 기회임에도 마음에는 미련이 남는다.
이만봉 정상 가까이 올라가니 어느 학교인지 중학생들이 관리자 인솔하에 반대편 쪽으로 올라오는 팀이 있었다. 밧줄이 메달려 있는 난코스 바위를 지나 휴식을 취하려 자리를 찾으니 그 앞에 노오란 '참배암차즈기'꽃이 보였고, 또 그 옆에는 개시호 한 포기가 있었다.
드디어 기대하던 이만봉!, 막상 도달해보니 조망은 전혀 없었고, 그냥 이만봉이라 적힌 검은 돌만이 좌판으로 놓여 있었다. 그 앞에 주저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니, 반대편에서 등산객 한분이 또 올라왔다. 이만봉 정상에는 햇빛을 가리고 쉴 공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휴식은 이만봉 도달하기 전 나무그늘이나 작은 바위에서 쉬는 게 좋을 듯 하였다.
이만봉에서 곰틀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보다는 좀 가파르지만 여기 저기 솔나리가 띄엄띄엄 고개를 내미는데 여러송이로 핀 솔나리의 모습들이 참 좋았다. 가파른 언덕일 수록 꽃이 더 좋은 듯 보였고 솔나리 꽃들이 너무 예쁘다.
가느다란 줄기를 타고 올라와 연분홍빛 꽃을 피우니 가녀린 새색시와도 같고....... 예쁜 꽃의 자태가 고귀하고 청순한 느낌이 들어 넘 좋아서 오전 내내 땀흘리고 고생하며 고산에 올라온 보람을 느낀다.
내리막길에서 다시 오르막길을 반복되더니 좁은 등산로 옆에 '자주꿩의다리'가 지천으로 보인다. 멋진 사진을 만들어보려고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보지만 30도가 넘는 한여름 뙤약볓 아래서, 더위에 숨이차다보니 촬영할 의욕이 점차 퇴색된다. 더위와 목마름에 촬영할 애착이 줄어든다.
핸드폰에서는 연이어 '폭염주위보!' 라는 국민안전경고 메세지가 반복적으로 뜬다. 폭염속에 기대하던 솔나리 촬영! 그 열정은 벌써 힘이 다빠져 무력감으로 사라지고, 촬영할 힘조차 없어지니 왠만한 솔나리는 눈에 차지도 않아 그냥 지나치게 된다.
'자주꿩의다리'가 무더기로 자생하는 자리에서 땅에 푹 퍼저앉아 어느 꽃을 선택할까 어떻게 예쁜 사진으로 표현해 볼까 궁리해 본다. 좁은 공간, 쪼삣쪼삣한 칼바위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오르는 곰틀봉 길은, 한 여름 폭염으로 산행 속도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간혹 계곡 좌측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너무나 시원하다. 골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게 되니 선풍기에 비교할 바가 아니고 1등 에어콘 수준이었다. 이에 가슴 옷깃을 활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아보기도 하고, 등을 대고 피서라도온양 시원함을 맛보기도 한다. 잠시 그렇게 있노라면 흠뻑 젖은 옷들이 금새 마르는 느낌을 준다.
이만봉과 곰틀봉 사이 어딘가에 꽃봉오리가 열 몇개나 달려 있는 귀한 솔나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내눈으로는 끝내 찾지 못하고 하산을 하여야 했다. 바위에 앉아 잠시 쉬고 있자니 어떤 분이 나에게 흰솔나리를 보았느냐고 묻는다. 이에 "아니요, 어디쯤에 있다고 하던가요?"라고 반문하니 그 분도 잘모른다며 못 보았다고 답변을 한다. 나는 지친 몸에 찾아볼 기력도 없었다. 저 위에 창원과 부산에서 오신 분들이 흰솔나리를 찾느라고 야단인데, 다들 못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흰솔나리엔 관심이 없고 열 몇 송이 꽃망울을 피운 솔나리가 더 궁금한데....... 끝내 그 것을 찾지 못한 채, 어느듯 곰틀봉을 지나 사다리재까지 다 내려와 버렸다.
이제 남은 물은 두 모금 정도 밖에 없다. 한 모금 정도는 하산길 절반 정도 내려갔을 때 먹어야 겠다 생각하고 남은 물의 절반 정도를 꿀꺽 삼키고 휴식을 취한다. 출발하려고 막 일어서니 내려온 길에 '일월비비추' 한 포기가 눈에 확 띈다. 다시 카메라를 꺼내어 한 컷 하고 난 다음 다시 하산길에 접어든다.
가파른 내리막길 조금 내려가니 그 다음부터는 끝없는 너들바위 지대이다. 조심 조심 한참을 내려와도 너들바위 지대는 끝을 보이질 않았고..... 일부 구간은 덩쿨사이를 헤집고 나아가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그 너덜바위 구간을 지난 다른 구간은 일부 등산로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곳도 있었다.
그늘진 곳은 벌써 어둠이 내린양 컴컴한 수준이어서 주위 야생화에 눈독 들일 마음이 없었다. 사다리재 하산길 1.9km 중 1/3쯤 내려 왔을까 싶을 때 너덜바위 길은 이미 다 통과한 것 같고, 흙을 밟는 일반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그 후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하늘말나리'가 있다는 무덤가 까지 왔다. 그러나 피곤함에 '하늘말나리'를 촬영할 의욕이 없다. 다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지친 몸에다 마음까지 조급하여 그냥 내려 가는 게 좋다고 생각되었다.
산소가 있으니까 계곡과 동네까지는 얼마 안 남았겠지, 다 왔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게 왠 말, 하산길은 비록 너덜바위길은 아니지만 갈지(之)자를 수백회 반복하며 내려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오전 도막 마을에서 이만봉을 향해 오를 때, 엄청 땀을 많이 흘려 고생했지만, 반대로 만약 들머리를 이 쪽 안말에서 출발했다면 더 고생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길을 택한다면 너들바위 까지는 갈지자로 계속 올라야 할 것이고, 올라가는 곳곳, 쉴 곳도 마땅찮아 엄청 고되고 지루할 것이다. 그래서 들머리를 도막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택한 것이 더 좋았던 것으로 생각이 든다.
지친 몸으로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하나에서 백까지 수를 새며 하행하다보니 어느덧 개울가 물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물소리나는 개울가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어 물에 발을 담가본다. 시원함도 잠깐, 발이 너무 시려 30초도 못 참고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늘진 계곡물은 완전 얼음물과도 같았다. 세수를 하고, 족욕도 하고, 한참 쉬다가 종착지인 분지리 안말 동내까지 내려왔다. 비로소 오늘 산행과 솔나리 출사는 종료되었다.
아스팔트길에 도착하여 주차한 곳까지 거리도 모르고 하여 개인택시를 부를까 망설이다가, 아픈 다리도 풀겸 그냥 걷기로 했다. 차가 있는 곳까지 한 20분쯤 예상하였으나 막상 내려 오는데 불과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차안에서 두고 간 물을 실컷 마신 후, 참외 한개를 깍아 먹고는 가뿐한 마음으로 귀가길에 올랐다.
- 2018. 07. 14. 어렵게 이만봉 솔나리 출사를 마치고 두서없이 몇자 적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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